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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이야기

유치원생인 우리아이, 신비아파트 보여줘도 되나?

by standban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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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볼 때 연령제한을 신뢰하는 편이고 나이를 적어놓은 건 그만큼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여 아이에게 설명하고 안 보여주는 편입니다. 그런 와중에 아이가 매우 좋아하는 공포만화 '신비 아파트'는 12세인데 보여줘도 될까? 란 생각을 하면서 정리해봅니다.

 

6세인 저의 아이는 기본적으로 모험, 스릴러, 액션 등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국민 유아 만화라는 뽀로로보단 그나마 카봇을 봤고 국민 영어학습만화라는 까이유와 페파피그는 '차라리 내가 안 보고 말지.'라는 식으로 거부했기에 저도 '그래, 영상 좋지도 않은 거 그럴 거면 나도 안 보여주지.'란 생각으로 접었습니다. 하지만 영어 학습에 재미를 빼놓을 수 없고 그중에 영상은 영어를 배우는데 가장 편하고 쉽고 즐겁게 가는 방법이기에 포기할 수 없어 아이의 취향을 파악하고 물어보고 검색하여 알아낸 게 심심하고 차분하며 느슨한 만화는 절대로 흥미롭지 않다 였습니다. 

 

디즈니 만화 영화가 아니고서야 시리즈물은 한두편보고는 지겨워하고 한 곳에 꽂혀서 파고드는 게 잘 없는 아이이기에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다가 발견한 게 넷플릭스에 'The Hollow'입니다. 한글로 처음에 보고 영어로 여러 번 봤는데 절대 영어가 들려서 보는 게 아닌 건 확실하고 그림이 흥미롭고 한글로 봤던 내용이기에 스토리를 알아서 그냥 봤던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찾아 헤매다 그림에서 보고 꽂혀 틀어달라 했던 게 '신비 아파트'입니다. 12세이기에 "이건 안돼. 나중에 초등학교 고학년 언니가 되면 볼 수 있어."라고 잘라 말했지만 다른 날에도 볼 때마다 "궁금해, 한 번만 보자. 어떤 건지 보고 싶어."라고 이야기해서 그럼 나도 같이 앉아서 한 번만 보자는 마음으로 틀었는데 'The hollow'도 무서웠던 겁쟁이 저는 분위기와 그림부터가 무서워서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이야기하려고 옆을 돌아보니 아이는 무서워하기는커녕 어떤 티브이를 봤을 때보다 더욱 눈을 빛내며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어였는데 말이지요. "안 무서워? 너 혼자 밤에 잘 수 있겠어? 사촌언니는 이거 보고 혼자 못 잤다던데"라며 아이를 설득했지만 자기는 전혀 안 무섭고 재밌다며 계속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길래 그냥 내려놓았습니다. 보다 보니 이것도 적응되더라고요. 처음에는 매 회가 기절할 것 같았던 엄마도 서서히 적응해서 귀신들의 원한도 이해하면서 이야기하고 회 차마다 마지막 신비 금비의 퀴즈 시간에 나오는 귀신들을 캐릭터로 보여줄 때는 귀엽다면서 서로 그림 그리고 놀았습니다.

신비아파트 캐릭터를 그리고 오린 사진
신비아파트 놀이

왼쪽부터 이드라, 아빠가 그림 밑그림에 글라스데코로 채워 넣은 강시, 가은이 귀신, 엄마가 그린 마리오네트 퀸입니다. 저걸로 한참 동안 귀신을 물리치기도 하고 원한을 이야기하고 거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승천하도록 도와주는 놀이를 했습니다. 힘드네요...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고 아이마다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며 부모가 마음 편하게 허락해줄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니 각자 가정 상황에 따라 조절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아이의 욕구 충족을 해주면서도 부모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가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폭력적이거나 너무 성적이거나 하면은 아이도 부모도 이야기 하기가 부담스러운 주제가 될테니깐요. 

 

아이의 영상을 선택할 때 너무 많은 인물이 나와서 아이가 봐야할 곳이 너무 많아지거나 너무 많은 색을 사용해서 현란하거나 너무 음악이 과해서 영상에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면에서 신비아파트가 그렇게 좋은 영상이라 할 순 없지만을 옆에서 같이 보면서 잘 이야기해 나가 보겠습니다.

아이와 영상을 함께 나눠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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